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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09.11.29 엘르엣진과 함께한 안나수이의 추억 (1)

 엘르엣진(http://www.atzine.com) 사이트를 구경하다가 기사의 한 편에서 안나수이 매니큐어를 발견했다.
그리 눈에 띄는 기사도 아니었고, 더군다나 딱히 안나수이에 대한 글도 아니었음에도 유난히 안나수이의 매니큐어가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스무살때 만났던 여자친구 때문이다.

오른쪽 아래의 안나수이 매니큐어가 보이는가?

 대학교에 들어가서 첫학기는 친구들과 어울려서 노느라 주위를 둘러 볼 틈이 없었다. 해방감에 날뛰던 나에게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 것은 한학기가 지나고 난 후였고, 같이 수업을 듣는 여학우들에게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.
 
무슨 수업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, 고정좌석으로 앉았던 수업이 있었는데,
내 바로 앞자리에는 동급생 여자아이가 앉아있었다. 수업중에 종종 느껴지는 그 친구의 샴푸 향기를 맡다가 어느새 그 친구를 좋아하게 된 나는, 2학기 수업이 끝나는 날 그 친구에게 고백을 하기로 결심했다. 겨우 이름만 아는 동기였는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... 지금 생각하면 알 수 없는 일이지만, 아무튼 그 친구에게 고백을 하기 위해 평소 친하게 지내던 다른 여자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.
 
당시 생각에, 고백을 하려면 무언가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던 나는 친구에게 선물을 같이 골라달라고 부탁했고, 그 친구는 내가 끙끙거리며 고민을 하는 것이 안타까웠는지 함께 백화점에 가 주었다. 사실, 스무살짜리에게 백화점에서 명품 같은 것을 살 수 있는 큰 돈이 있을리가 없었고, 친구는 나에게 어차피 돈이 별로 없으면 차라리 비싼 브랜드의 자그마한 물건을 선물하는게 낫지 않겠냐며 안나수이에서 매니큐어를 골라주었다. 거의 투명에 가까운 아주 연한 분홍색 매니큐어였는데 가격은 2만원이 안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.

그 때나 지금이나 가격은 큰 차이가 없구나...



친구의 도움을 받은 나는 용기를 내어서 결국 앞자리의 여학우에게 고백을 했다.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다지 친분도 없던 사이에 대뜸 고백을 한 것이 성공할 리 없었고, 나는 이후로 선물을 골라준 친구와 우울하다는 핑계로 몇 번 술을 마셨다.
 
이후의 이야기는... 이미 예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, 술마시고 위로받고 그러다보니 그 친구랑 급속도로 친해져서 어쩌다 보니 그 친구와 사귀게 되었다는, 조금 흔한 이야기이다^^; 그 친구와도 그리 오랫동안 사귄 것은 아니지만, 지금도 백화점에서 안나수이 화장품을 보면 그 친구가 떠오르곤 한다. 만나다가 헤어진 이후로는 연락을 하지 않아서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르지만 혹시나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고마웠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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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여름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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